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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

전분이란, 전분의 구조와 성질

by 빠리스타 2024.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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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은 식물의 종자 및 뿌리에 들어 있는 저장 탄수화물로 곡류(쌀, 옥수수 등)와 서류(감자, 고구마 등)의 주요 성분이다. 전분은 식물의 광합성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포도당이 수백, 수천 개가 중합되어 형성된 다당류로서 입자 형태로 세포 내의 색소체인 백색체에 존재한다. 식품에서의 전분은 조리 시 농후제, 안정제, 젤 형성 등에 이용되며 전분당, 술 등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1. 전분의 구조

전분 분자는 구조와 성질이 서로 다른 두 물질인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분 입자 내에서 두 물질의 비율은 전분이 만들어진 대상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이 2:8의 비율로 들어 있다. 하지만 찹쌀, 찰보리, 찰옥수수 등의 전분은 끈적하고 쫀쫀한 성질을 가지며 이는 주로 아밀로펙틴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밀로스는 엉키는 성질을, 아밀로펙틴은 끈적이는 성질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 두 가지의 함유 비율에 따라 조리, 가공의 특성이 달라지게 된다. 아밀로스를 살펴보면 수백에서 수천의 포도당이 α-1, 4 결합으로 중합된 것으로 대개 6개 정도의 포도당 연결체가 한 번씩 회전하는 나선의 구조를 이룬다. 이 구조의 내부는 수소성을 띠며 요오드, 지방산 등이 결합할 수 있다. 아밀로스에 요오드를 가하면 청색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 이 결합 반응의 결과이다. 이 변화를 정색반응이라고 하며, 이를 통해 전분의 함량을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아밀로펙틴은 아밀로스와 같은 직쇄상의 기본 구조에 포도당 15~30개마다 α-1, 6 결합이 형성되어 가지가 달린 구조이다. 아밀로스보다 포도당이 많은 고분자 물질로, 가지가 있어 나선상의 형태를 이루지 못해  요오드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아 본래의 색인 보라색을 띤다. 전분은 식물체 내에서 대게 입자의 형태로 존재하며, 전분 입자의 모양은 원형, 타원형, 다각형 등 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전분 입자는 전분을 구성하는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이 상호 간에 또는 물 분자를 통한 수소 결합에 의해 매우 강하게 결합되어 섬유상의 집합체인 마이셀을 형성하고 있다. 이 마이셀들이 모여 규칙적인 배열을 이루는 부분인 결정성 영역과 불규칙한 무정형 영역이 존재한다. 

 

2. 전분의 성질

1) 호화

생전분에 물을 넣고 가열하면 전분 입자가 물을 흡수하여 팽창하고 결정성 영역이 붕괴하면서 점도와 투명도가 증가하여 반투명의 콜로이드 상태가 되는데, 이를 호화라고 한다. 물에 전분을 풀게 되면 비결정 영역에 물이 침투하고, 결정성 영역에는 물이 침투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60~65℃ 이상의 온도에서는 입자의 구조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며, 70~75℃가 되면 전분 입자의 형태가 없어지며 85~95℃에서는 최고의 점도를 나타낸다. 전분 분자의 구조가 열에 의해 재배열이 일어나 결정체로서의 구조가 깨지게 되는 것이다. 전분의 호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는 전분의 종류, 수분 함량, 가열 온도와 가열 시간, 첨가물 등이 있다.

2) 젤화

풀과 같은 상태의 유동성과 점성이 있도록 잘 호화 된 전분 용액을 잘 식혀서 방치하면 유동성이 서서히 줄어들다 없어지는데 이를 젤 상태라고 한다. 호화 과정에서 전분 입자로부터 빠져나온 아밀로스들이 수소 결합으로 연결되어 삼차원 망의 형태를 이루고 그 구조 내부에 물이 갇히게 되어 젤이 되는 것이다. 이 젤의 형태는 주로 아밀로스에 의해 형성된다. 역시나 전분의 종류에 따라 젤의 상태(강도, 투명도, 탄력성 등)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옥수수 전분이 젤 상태의 강도가 높고 투명하며, 감자 전분은 젤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녹두, 메밀, 도토리 전분을 이용하여 묵으로 만들어 먹었는데, 이는 탄력성이 뛰어나 형태를 잘 유지하는 젤의 특성을 이용한 대표적인 예이다.

3) 노화

전분을 수분이 있는 상태로 오래 방치하면 인접한 전분 분자들이 수소 결합하여 부분적으로 다시 결정을 형성하는데 이를 노화라고 한다. 노화가 진행되면 투명도가 저하되고, 젤의 3차원 망 구조도 늘어져 수분이 빠져나오게 된다. 빵이 굳거나 밥이 부슬부슬해지는 것이 바로 전분이 노화하기 때문이다. 직쇄상의 분자 구조를 가진 아밀로스가 많이 함유된 전분은 노화가 빨리 진행되며, 입체 구조를 가진 아밀로펙틴의 경우 분자 간 수소결합을 방해하여 노화가 느리게 진행된다. 노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전분의 종류, 온도, 수분 함량, pH 농도, 염류 등이 있다.

4) 호정화

전분을 160~170℃의 열로 가열하면 여러 단계의 가용성 전분을 거쳐 다양한 길이의 덱스트린으로 분해되는데 이를 호정화라고 한다. 호정화는 화학적 분해로 아밀로스, 아밀로펙틴의 구조가 끊어져 분자가 작아지기 때문에 용해도가 높아지며, 정성이 낮아진다. 덱스트린이 생성되면 약간의 쓴맛과 갈색을 띠게 된다. 호정화는 빵, 미숫가루, 누룽지 등을 만들 때 일어난다.

5) 당화

묽은 산, 가수분해효소에 의해 전분이 가수분해되면 단맛이 증가되는데 이를 당화라고 한다. 이 당화를 이용한 식품으로는 조청, 식혜, 엿 등이 있다. 식혜는 엿기름으로부터 나온 아밀레이스가 밥의 전분을 부분적으로 당화 시킨 것으로, 식혜의 밥알이 물에 뜨는 것은 전분이 당화되어 밥의 조직이 엉성하고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엿은 엿기름의 아밀레이스를 통해 전분 전체를 당화시켜 걸러내어 당 용액만 분리하여 농축시켜 만든다. 엿기름에 존재하는 아밀레이스는 β-아밀레이스로 전분의 α-1,4 결합을 비환원성 말단에서 맥아당 단위로 가수분해하여 단맛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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